“이번에 안산으로 이사를 했어요. 신랑이 서울 회기동까지 2시간이 걸려 출근을 하는데, 다 저를 위해 양보한 거죠. 신랑을 위해서도 이번 시즌에 잘 해야되요."

선수민(33, 180cm)이 2년 만에 신한은행으로 돌아왔다.

2009년 삼성생명으로 트레이드 된지 2년 만이다. 다시 돌아온 친정팀이 어색할 법도 하지만 선수민은 어느덧 신한은행 선수가 다 돼 있었다.

19일 조모와의 연습경기에서 선수민은 스타팅멤버로 출전했다. 신한은행에선 선수민의 자리가 마련돼 있었다. 정선민의 이적으로 구멍이 생긴 파워포워드 자리가 바로 선수민의 자리다.

선수민은 경기 시작과 함께 적극적인 몸싸움을 벌이며 치열한 골밑 다툼을 펼쳤다. 조모의 장신선수들과의 경쟁에서 결코 물러섬은 없었다. 골밑에서 활약하기엔 절대적으로 작은 신장이지만 터프한 플레이와 노련함으로 살아남은 그녀였다.

임달식 감독은 선수민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 “파워포워드 역할을 해줄 선수가 없었는데, 선수민이 오면서 걱정을 덜게 됐다. 원래 우리 팀에 있던 선수였기 때문에, 적절히 팀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올 시즌 기대를 하고 있다.”

전주원, 정선민, 진미정 등 고참 셋이 모두 팀을 떠나면서 신한은행은 연령대가 대폭 어려졌다. 78년생인 선수민은 어느덧 팀의 최고참이 됐다. 다시 돌아온 팀, 거기에다 맏언니가 되니 알게 모르게 책임감이 크다.

“2년 사이에 후배들이 많이 늘었다는 게 느껴져요. 저도 더 긴장을 하고, 책임감을 가지고 훈련에 임하고 있어요. 이제 후배들이 주축이 되도 큰 문제가 없을 것 같아요.”

지난 시즌 통합 5연패를 달성한 신한은행은 욕심을 버리고 리빌딩을 선언했다. 젊은 선수들을 위주로 다시 한 번 우승에 도전하겠다는 각오에서다. 갑자기 빠져버린 고참들의 공백은 커 보였다. 하지만 노련미와 궂은일에서 보탬이 되는 선수민의 영입으로 신한은행은 부족했던 2%를 채웠다.

30대 중반에 접어든 선수민은 어느덧 선수생활의 마지막을 준비해야 할 시기가 됐다. 그녀가 생각하는 선수생활의 종착역은 바로 신한은행이다. 신한은행에서 멋지게 선수생활을 마무리하고 명예롭게 은퇴하는 게 그녀의 목표다.

“이번에 안산으로 이사를 했어요. 신랑이 서울 회기동까지 2시간이 걸려 출근을 하는데, 다 저를 위해 양보한 거죠. 신랑을 위해서도 이번 시즌에 잘 해야되요.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운동을 하고 있어요. 신한은행에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멋지게 은퇴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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