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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즌 연속 통합 챔피언.
안산 신한은행 에스버드 여자농구단은 지난 5년간 무적이었다. 그동안 여러 팀이 신한은행의 아성에 도전장을 던졌지만 번번이 무릎을 꿇었다. 제아무리 좋은 선수들이 많다고 해도 6년 연속 통합챔피언(정규리그, 챔피언결정전 동반 우승)에 도전하기란 쉽지 않다. 정상에 오르는 것보다 정상을 지키는 것이 수백 배 어려운 법. 신한은행은 한번 더 새 역사를 쓰기 위해 묵묵히 대장정에 나선다. 오는 14일 신한은행과 신세계의 신세계ㆍ이마트 2011~2012여자프로농구 개막전을 시작으로 내년 3월까지 정규시즌이 펼쳐진다. `통합 6연패`에 도전하는 임달식 신한은행 감독(47)을 안산시 고잔동 신한은행 농구단 숙소에서 만났다. 이번 시즌을 전망해 달라니 엄살 섞인 대답이 돌아온다. "다른 4개팀 전력이 좋아졌습니다. 팀별로 상당히 평준화된 시즌이 될 것입니다. 6연패가 힘들지도 모릅니다. 우승을 향해 노력하겠지만 그 어느 때보다 힘든 도전이 될 것 같습니다." 실제로 신한은행은 4일 KDB생명과의 시범경기에서 69대86으로 패하며 불안함을 드러냈다. 그러나 많은 전문가들은 신한은행의 통합 6연패 가능성을 높게 본다. 전주원(39)과 진미정(33)이 은퇴했고, 정선민(37)이 국민은행으로 이적했지만 여전히 선수 면면이 화려하기 때문이다. 최장신 센터 하은주(28)를 비롯해 지난 시즌 최우수선수(MVP)와 신인왕 타이틀을 거머쥔 강영숙(30)과 윤미지(23)가 건재하다. 그는 "전주원, 정선민이 팀을 떠났기 때문에 가드 최윤아를 중심으로 선수들이 똘똘 뭉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이미 세대교체를 염두에 두고 준비했으니 큰 문제가 없다는 듯. 임 감독은 지난 시즌 정선민, 최윤아, 전주원이 부상으로 시즌 초반에 나오지 못했고 본인과 주전 선수들이 광저우아시안게임에 차출돼 우승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이는 기우였다. 1군과 2군 사이에 실력 차이가 거의 없었다. 아시안게임 당시 강영숙과 김단비, 윤미지가 고참들의 빈자리를 확실하게 메웠다. 2011~2012시즌을 앞둔 현재 그들은 팀의 핵심 전력으로 자리 잡았다. 출중한 선수들이 마르지 않고 샘솟는 신한은행식 `화수분 농구`다. 비결은 혹독한 훈련에 있다. "저는 훈련하는 시간만큼은 선수들의 집중력이 떨어지는 꼴을 못 봐요. 시종일관 타이트하게 몰아세우죠. 오죽하면 선수들이 저를 `임다시`라고 부르겠어요. 맘에 들 때까지 다시 하지 않으면 직성이 안 풀리거든요." 임 감독은 2001년 조선대 사령탑으로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당시 2부리그 소속이었던 조선대는 임 감독의 지휘 아래 무섭게 성장했고 2004년 농구대잔치 2부리그에서 우승했다. 지도력을 인정받은 임 감독은 2007년 여자프로농구 신한은행의 지휘봉을 잡았고 `미스터 9할`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지난 시즌 우승 당시 임 감독은 그동안 쌓였던 울분을 모두 털어내려는 듯 눈물을 쏟아냈다. 사실 그동안 임 감독은 엄청난 마음고생에 시달렸다. 신한은행의 `우승 독식` 때문에 여자농구가 재미 없어졌다는 독설은 언제나 그를 괴롭혔다. "농구는 기록으로 말하는 스포츠입니다. 연승이든 연패든 모두 기록으로 남겠지요. 우리팀이 잘나갈 때 신한은행 때문에 농구가 재미 없어졌다는 말이 많아지더군요. 하지만 승리는 자랑스러워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그런 비판을 어느 정도 초월했어요.(웃음) 농담이라도 주변 사람들이 그만 우승하라고 말할 때마다 정말 듣기 싫었습니다. 올 시즌요? 쉽지는 않겠지만 당연히 우승에 도전해야죠." [안산 = 박윤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