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아무도 레알 신한은행의 독주를 막을 수는 없었다.
신한은행은 지난 29일 2위 구리 금호생명이 용인 삼성생명에게 패하면서 남은 경기와 상관 없이 KB국민은행 2008-09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우승을 조기에 확정지었다.
이로써 신한은행은 2007년 겨울리그, 2007-08시즌에 이어 세시즌 연속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광주 신세계(현 부천 신세계), 춘천 우리은행과 함께 역대 여자프로농구 역사상 세번째로 정규리그 3연패의 위업을 달성했다.
신한은행의 가장 큰 힘은 역시 화려한 선수진이다. 바스켓퀸 정신민, 백전노장 전주원, 거탑 하은주, 최윤아, 강영숙 등 다른 팀들이 탐낼 선수들을 모조리 보유하고 있다. 정선민도 여러 차례 "하나의 팀으로 만들어지기 힘든 선수진이다"고 말해왔다.
특히 베테랑인 정선민과 전주원의 힘이 크다. 정선민은 개인 득점 선두, 전주원은 어시스트 1위에 올라있을 정도로 팀내 비중이 크다. 베테랑 콤비의 활약으로 신한은행은 올시즌 여러 차례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임달식 감독은 "1,2 라운드는 최윤아, 하은주, 선수민이 부상으로 출전할 수 없었다. 하지만 전주원, 정선민 등이 풀타임에 가깝게 뛰어줬다. 두 선수가 고생을 많이 했다"고 맏언니들에게 공을 돌렸다.
유영주 WKBL 해설위원도 "전주원, 정선민을 통해 다른 선수들의 시너지 효과까지 크다. 또 어린 선수들이 큰 경기 경험을 쌓은 것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상대팀 감독들도 신한은행 선수들이 물이 올랐다고 많이 얘기한다"고 평가했다.
또 두터운 선수진도 한 몫을 했다. 신한은행은 올시즌 1,2 라운드 때 김단비, 최희진, 김연주 등 신예들이 기회가 주어질 때마다 자신의 임무를 충실히 수행해 주전들의 부상 공백을 메웠다. 이에 신한은행은 1,2라운드서 9승1패를 기록했다.
임달식 감독은 신예들을 시의적절하게 활용해 시즌 중반 노장 정선민과 전주원의 출전 시간을 조절할 수 있었다. 신한은행은 여러 경기서 정선민과 전주원을 선발이 아닌 벤치에 대기시켜 1쿼터 중반 또는 2쿼터에 투입해왔다. 8라운드 40경기로 진행되는 시즌에 대비해 체력적인 부담을 덜어내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신한은행은 단순히 올스타 선수들로 뭉쳤다고 해서 강팀인 것이 아니다. 하나로 뭉쳐서 끈끈한 팀워크를 매경기 발휘했던게 독주의 진정한 원동력이다.
임달식 감독은 "우리 선수들은 개개인이 강한 팀이다. 하지만 선수들이 자신의 개성을 희생하고 조직력, 팀플레이를 같이 하는 그런 부분이 우리를 강한 팀으로 만들어주는 것 같다"고 자평했다.
끈끈한 조직력은 특히 수비서 잘 드러난다. 개인 득점 선두 정선민 덕분에 신한은행은 팀득점 1위다. 공격은 뛰어난 득점력을 보유한 선수를 활용하면 되지만 수비는 조직력에 따라 달라진다. 최윤아, 진미정은 숨막히는 압박 수비로 코트를 넘어오는 상대팀 선수를 괴롭힌다. 상대팀은 코트를 넘어와도 하은주, 강영숙의 높이에 막혀 골밑 공략도 쉽지 않다.
신한은행은 경기당 평균 63.2득점만 내주며 최소실점율 1위다. 또 경기당 8.1스틸로 2위 삼성생명(경기당 6.3스틸)보다 두개 가까이 더 많다. 블록슛도 4.3개로 부문 1위다.
유영주 위원은 "임달식 감독의 능력도 평가해야한다. 멤버가 좋은 것도 있지만 신한은행 선수들은 독주를 하고 있어도 비시즌과 같이 엄청난 훈련량을 소화하고 있다. 많은 훈련을 통해 잘 조직화되면서 팀워크가 좋다는 것이 강점이다. 이렇게 만든 임달식 감독의 전술, 지휘 능력이 대단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유영주 위원은 "신한은행은 보완할 점이 전혀 없다. 올시즌 신한은행을 이길 수 있는 팀은 없는 것 같다. 하은주도 무릎 부상서 완전히 회복해 지난 시즌에 비해 월등한 기량을 펼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히려 유영주 위원은 "정선민, 전주원이 은퇴한 뒤 과연 신한은행이 여전히 강세를 펼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두 선수는 솔직히 은퇴를 생각할 시기다. 따라서 이후의 방안을 고민해야할 것이다"고 지적했다.
곽기영 기자 mack01@iMBC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