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알 안산 신한은행을 막을 팀은 올시즌에도 없었다.

신한은행은 지난 22일 서울 장충체육관서 열린 용인 삼성생명과의 KB국민은행 2008-09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3차전 중립경기서 66-63으로 승리해 3전 전승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정규리그서도 37승3패로 1위에 오른 신한은행은 2008-09 시즌 통합 우승을 거뒀다. 또 지난 2007년 겨울리그, 2007-08 시즌에 이어 3시즌 연속 통합 우승을 달성했다.

바스켓퀸 정선민의 위력은 올시즌에도 여전했다. 올시즌 단 한 경기만 결정한 정선민은 경기당 평균 20.3득점, 7.5리바운드, 4.4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신한은행을 이끌었다. 특히 상대를 가리지 않고 매경기 꾸준한 활약을 펼친 것이 돋보였다.

팀의 중심으로 발돋움한 최윤아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시즌 초반 허리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했지만 2라운드부터 복귀하면서 본격적으로 활약했다. 경기당 11.9득점을 올리며 팀의 제 2득점원 역할을 수행한 최윤아는 경기당 5.9어시스트를 뿌리며 신한은행의 공격을 조율했다.

플레잉코치 전주원은 노장임에도 불구하고 몸을 사리지 않는 플레이로 후배들의 투지를 자극했다. 또 고비 때마다 결정적인 외곽포를 터뜨려 팀을 이끌었다. 거탑 하은주도 몸상태를 완전히 회복하며 강영숙과 함께 골밑 장악에 힘을 보탰다.

진미정도 상대팀의 주득점을 밀착 수비를 하면서 내외곽서 알토란 같은 득점을 지원했다. 이연화, 김단비, 김연주 등도 짧은 출전 시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몫을 다했다.

호화 군단을 하나의 팀으로 뭉치게한 임달식 감독의 지도력도 3연패의 원동력 중 하나다.

선발 9명이 모두 최소한 한차례 타석에 들어설 수 있는 기회가 있는 야구와 달리 농구는 하나의 농구공을 5명이 나눠야한다. 따라서 스타플레이어들이 있다고 해서 당연히 승리하는 것이 아니다. 임달식 감독은 팀플레이를 강조하며 끈끈한 조직력을 만들어냈다.

올시즌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는 지난시즌보다 1라운드가 증가한 8라운드로 총 40경기를 치렀다. 시즌이 길어진 만큼 체력이 중요한 변수가 된 것. 임달식 감독은 선수들의 출전시간을 적절히 조절하며 선수들을 탄력적으로 기용했다.

신한은행서 경기당 30분 이상을 출전한 선수는 최윤아(경기당 35.14분), 정선민(경기당 30.53분) 단 두명이다. 붙박이 주전인 진미정(경기당 29.50분), 강영숙(경기당 26.55분)의 출전 시간은 30분 이하였다. 임달식 감독의 체력 안배 때문에 신한은행의 주전들은 장기 레이스서 꾸준한 활약을 펼칠 수 있었다.

또 독주에도 불구하고 선수들이 시즌 끝까지 집중력을 유지하게 만든 것도 임달식 감독의 공헌이었다.

신한은행은 9경기를 남겨두고 정규리그 1위를 조기 확정했다. 이에 남은 기간 동안 여유를 부리다 흔들릴 수도 있었다. 하지만 임달식 감독은 끝까지 선수들의 집중력을 유지시켜 플레이오프까지 25연승을 달리게 만들었다.

신한은행의 통합 우승에는 운도 따랐다. 다른팀과 달리 주전들의 큰 부상이 시즌 중에 없었던 것. 시즌 개막 당시만 해도 최윤아, 선수민, 하은주 등이 부상으로 늦게 합류했지만 이후 신한은행은 부상으로 신음하지 않았다.

정선민이 다른 선수들의 집중 견제에 이마, 팔꿈치 등을 다쳤지만 장기간 결정할 정도가 아니였다. 다른 선수들도 작은 부상을 당했지만 임달식 감독은 선수들을 모두 기용하며 몸상태에 무리가 가해지지 않도록 팀을 운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