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해도 WKBL 순위표 가장 위에는 신한은행 에스버드의 이름을 찾을 수 있다. 5개 구단이 모두 패를 기록한 가운데, 에스버드는 3연승으로 전승행진 중이다. 시즌 개막 후 3경기 만에 ‘올해는?’이라는 말이 ‘올해도’라고 바뀌었다.
▲ 과정보다 중요한 것은 결과
프로 스포츠 감독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 중 하나는 ‘과정이 중요하다’이다. 하지만 아무리 과정이 좋아도 매번 진다면 그것은 프로 팀으로서 있을 수 없는 일. 나중이 되면 그 누구도 과정을 알아주지 않는다.
승과 패가 적힌 성적표만 남는다. 그런 의미에서 에스버드는 스타트가 좋다. 비록 경기력이 불안하다는 말이 있지만, 그것은 불안요소일 뿐 에스버드를 무너트릴만한 요소가 되지 못한다. 실제로 경기력이 좋지만 매번 패를 쌓는 팀과 경기력이 나빠도 매번 이기는 팀의 차이는 크다.
매번 패하는 팀은 경기력이 좋다가도 중요한 순간 집중력이 흐려진다. 반대로 이기는 법을 아는 선수들은 전반 내내 꼴찌 팀도 울고 갈 모습을 보이다가도 승리를 챙긴다.
과정이 좋지 않았던 팀은 ‘그래도 잘했다’며 정신승리를 할지 몰라도, 그들 성적표에 남은 것은 ‘패’이다. 반대로 경기 과정이 좋지 않아도 승리를 챙긴다면 선수들은 잘못된 점을 찾을 수 있을뿐더러 성적표에는 ‘승’이 새겨지게 된다.
타 팀들이 에스버드를 무서워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 최강? 에스버드는 슬로우 스타터
사람들은 벌써부터 에스버드의 경기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지만, 더욱 놀라운 것은 에스버드가 슬로우 스타터라는 사실이다. 에스버드는 전 구단 중 국가대표 차출이 가장 많은 구단이다.
매년 시즌과 국가대표 경기가 반복되면서 선수들이 손발을 맞출 시간이 부족할뿐더러, 재활 할 시간조차 부족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에스버드 선수들은 시즌 초반 오히려 부진한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경기가 진행될수록 손발을 맞춰나가는 속도가 빠르고, 선수들 역시 착실히 컨디션을 되찾아 ‘끝판왕’의 모습을 자랑한다. 시즌 초반 에스버드를 꺾지 못한다면, 에스버드와의 경기에서 승리를 하기 어려운 이유가 여기 있다.
게다가 2012-13시즌에는 외국 선수까지 가세한다. 다른 팀들이 센터 자원에만 눈을 둔 것과 달리 에스버드는 올라운더 선수를 선발했다. 포워드와 센터의 부담을 고루 덜어줄 수 있다. 하은주를 막기 위해 외국 선수를 선발한 다른 구단과 달리 에스버드는 팀 전력에 알맞게 선수를 선발하며 한층 더 강한 전력을 과시할 수 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