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아시아나배 2006 여자프로농구가 춘천 우리은행의 챔피언 등극으로 끝이 났지만 배수의 진을 쳤던 안산 신한은행의 투혼도 빛났다.

신한은행은 8일 장충체육관서 열린 챔피언결정전 4차전서 연장접전끝에 70-73으로 우리은행에 무릎을 꿇었다. 하지만 전날 경기서 후반 체력의 한계를 드러냈던 것과 달리 승부를 연장까지 몰고가 끝까지 승리의 끈을 놓치 않은 집중력을 보여줬다.

여기에는 이영주 감독의 용병술이 있었다. 3차전 패배 후 "질때 지더라도 모든 것을 보여주겠다. 식스맨들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며 이판사판(?)의 작전을 구사하겠다던 이 감독은 이날 스타팅 멤버로 식스맨 강영숙을 내세웠고 최윤아와 박선영, 진미정 등을 적절히 교체해주면서 게임을 이끌어나갔다.

이 감독은 빅맨 강지숙이 선발로 출장했던 때와 달리 보다 날렵하고 수비가 좋은 강영숙을 선발로 출장시켰고 강영숙-선수진을 이용한 포스트 공격은 초반 파상공세로 우리은행을 밀어붙이기에 효과적이었다. 특히 이 둘은 우리은행의 타미카 캐칭을 전반 9득점으로 묶는데도 큰 역할을 했다.

이들의 활약으로 전반을 11점차로 앞섰던 신한은행은 후반 우려했던 체력 문제를 드러내며 캐칭을 막지 못했고 결국 동점과 역전을 허용했다. 여기서 이 감독의 용병술이 또 한번 빛을 발휘했다.

종료 40여초를 남기고 캐칭에게 3점포를 맞아 66-63으로 역전을 허용, 공격을 실패로 끝낸 신한은행은 경기 종료 20여초전 벤치를 지키고 있던 한채진을 투입했고 한채진은 자신에게 공이 오자마자 3점슛을 시도, 깨끗하게 림을 갈라 승부를 연장으로 몰고간 것.

하지만 첫번째 슛시도를 그림같이 성공시킨 한채진은 이후 다시 벤치로 물러났고 지칠대로 지쳐있던 신한은행은 연장 종료 전에도 끝까지 승부를 예측할 수 없는 경기를 펼치다 아쉽게 패했다.

지친 선수들을 대신해 한재친을 계속 기용하지 않았던 것이 다소 아쉬움으로 남는 부분이지만 끝까지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했던 신한은행은 여자프로농구 겨울리그의 대미를 멋지게 장식한 또다른 주인공이었다.

김현선 기자 khs0412@imbc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