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미카 캐칭은 앞으로 내가 맡는다

안산 신한은행의 센터 강영숙(27·187cm)이 우승 청부사 캐칭을 꽁꽁 묶으며 예전 친정 팀이었던 춘천 우리은행을 꺾는 데 숨은 주역이 됐다.

강영숙은 14일 춘천 호반체육관에서 열린 삼성생명배 2007 여자프로농구 겨울리그 원정경기에서 21분48초 동안 코트를 누비며 캐칭을 집중 마크하고 5득점에 2개 리바운드를 잡아내는 활약으로 팀의 61-58 승리에 기여했다.

2004년 9월 우리은행에서 신한은행으로 둥지를 옮긴 강영숙의 이날 득점은 양 팀 통틀어 최다인 태즈 맥윌리암스(27점)에 비하면 보잘 것 없지만 수비에서는 단연 돋보였다.

강영숙은 경기 초반부터 상대 주 득점원인 캐칭을 찰거머리처럼 달라 붙으며 득점 기회를 주지 않았다. 캐칭은 강영숙의 밀착 수비를 좀처럼 뚫지 못하고 1쿼터에서는 자유투 두 개를 포함해 4득점에 그쳤고 이날 평균 득점인 26점에 약간 못 미치는 23점을 올렸다.

특히 경기 도중 인상을 쓰지 않는 캐칭은 1쿼터 종료 1분30여 초 전에는 강영숙과 거칠게 몸싸움을 벌이다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며 파울까지 저질러 강영숙에게 자유투로 득점까지 내줬다.

강영숙은 경기 내내 캐칭과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신경전을 벌이며 심판 몰래 치고받기까지 하는 모습을 보였다. 결국 2쿼터 종료 4분34초를 남기고 일찌감치 파울 네 개를 저질러 하은주와 교체돼 벤치로 물러나기도 했다.

강영숙은 경기 직후 "솔직히 캐칭을 막기가 힘들었다"면서 "외곽과 골밑에서 열심히 뛰어다니면서 맡았는데 몸싸움을 벌이다 혀도 깨물고 많이 맞고 많이 때리기도 했다"고 캐칭 수비에 대한 어려움을 털어놨다.

그는 이어 "캐칭을 막아야지만 우리 팀이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 5반칙으로 퇴장당할 거라 예상하고 뛰었다"면서 "잠을 잘 때나 꿈을 꿀 때나 캐칭 막을 생각만 했다. 비디오를 보면서 막을 궁리도 많이 했다"고 덧붙였다.

강영숙은 하지만 앞으로도 캐칭을 막는 데 자신이 있느냐에 대한 질문에는 "너무 잘하는 선수라 열심히 막아야죠"라며 웃음을 지었다.

이영주 신한은행 감독도 "오늘 전주원과 정선민의 활약은 미비했지만 강영숙은 벤치 주문을 착실히 따라줬다"며 강영숙의 수비 능력에 만족감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