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프로농구 안산 신한은행 하은주(24·202㎝)의 국내 무대 진출은 꽤 큰 관심을 모았다.

202㎝로 현역 국내 선수 중 가장 큰 키가 그렇고, 일본 국적으로 일본여자농구에서 활약하다가 다시 귀화한 점, 미국프로농구(NBA) 입성 1호인 하승진의 누나인 점 등이 그랬다.

무엇보다 골밑을 책임질 튼튼한 기둥일 것이라는 기대감은 물밑 작업을 통해 하은주를 영입하는데 성공한 신한은행을 들뜨게 만들었다.

그러나 2007 겨울리그 시즌 뚜껑을 열어보니 구단의 기대는 실망으로 변했다.

하은주는 17일 용인 삼성생명과 홈경기에서 7개의 골밑슛을 시도해 모두 허탕을 쳤다. 6분43초를 뛴 하은주는 자유투 4개로 4득점을 했다.

팀은 4연승을 했지만 하은주의 표정은 경기 전후 밝지 못했다. 뜻대로 되지 않는데 대한 실망 때문이다.

하은주는 이번 시즌 4경기에 모두 출전했으나 각 경기당 10분 안팎을 뛰면서 아예 무득점이거나 한자릿수 득점에 그쳤다. 무기력한 플레이로 출장 시간도 길게 갖지 못했다.

이러한 부진은 몸싸움을 모르는 곱상한 농구를 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구단 안팎의 평가다.

평균 신장이 작고 거친 몸싸움을 하지 않는 일본 무대에서 하은주는 패스 받은 볼을 거칠 것 없이 림에 꽂아넣고, 미들슛이나 하면서 농구를 익혔다고 신한은행 이영주 감독은 분석했다.

그러나 국내 경기에서 공격 때 상대방이 팔꿈치 등으로 밀어붙이면서 거세게 나오면 신경을 쓰느라 슛 등 다른 동작을 제대로 이어가지 못한다는 것.

물론 시즌 전 부상에 따른 후유증과 자신감 결여도 한 몫 한다는 지적이다.

신한은행의 맏언니인 전주원은 "스스로가 무언가 보여주고 싶다는 부담이 많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한국 농구에 적응하기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주원은 "코트 안팎에서 마음을 비우라고 많은 조언을 한다"고 덧붙였다.

연승 가도에 매진하고 싶은 신한은행은 하은주가 자신감을 찾고 한국 농구에 빨리 적응하기를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