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 신한은행을 통합 우승으로 이끈 이영주 감독은 "아직도 배울 것이 많다"고 몸을 낮췄다.
현대 시절인 2003년 여름리그부터 감독을 맡아 두 번째로 우승 경험을 맛본 이영주 감독은 여자프로농구에서 이제 명장 소리를 듣기에 부족함이 없게 됐지만 정작 자신은 겸손하게 고개를 숙인 셈이다.
"전날 1점을 졌는데 농구에서 1점을 진 것은 선수들이 잘못해서 패한 것이 아니라 감독인 내 책임이라 밤에 잠을 한숨도 못 잤다"는 그는 "정선민, 하은주를 영입하면서 좋은 선수들을 데리고 우승 못하면 어떻게 하나 하는 걱정에 시즌 내내 시달렸다"고 털어놨다.
그는 우승까지 갈 수 있던 원동력으로 "전주원, 정선민, 맥윌리엄스 등도 잘했지만 음지에서 묵묵히 제 몫을 해 준 최윤아, 선수진, 진미정 등의 활약도 고맙다"면서 "또 현대 때부터 어려웠는데 팀을 인수해줘 오늘이 있게 한 라응찬 회장, 신상훈 행장님 등 신한 가족들과 안산 시민 여러분에게도 감사의 뜻을 표하고 싶다"고 말했다.
우승까지 오는 데 가장 힘들었던 고비로는 "챔피언 결정전이 역시 제일 어려웠다"면서 "현대 시절 코치로 있으면서 감독으로 모셨던 정덕화 감독과 경기였는데 치열한 경기 내용으로 좋은 경기를 한 것 같다"고 말했다.
"감독으로서 끊임없이 공부해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 공부를 하지 않으면 선수들이 먼저 안다"면서 "공부를 해야 나도 발전하고 팀도 좋아지는 법"이라고 말한 이영주 감독은 "여름리그를 대비해 체력을 더 보강해 다시 좋은 성적을 노리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한편 이영주 감독은 이날 우승 헹가래를 받다가 바닥에 떨어져 손가락을 다쳤다. 이영주 감독은 "아마 선수들이 미리 마지막 세 번째는 놓기로 짰던 모양"이라며 "새끼 손가락 인대를 다친 것 같은데 나도 당할 수만은 없어서 선수들 휴가를 1주일 줄이겠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이영주 감독은 "시즌 내내 불면증에 시달리다가 오늘 시즌이 끝났지만 오늘은 축하주 한 잔 하느라 또 못 잘 것 같다"고 행복한 비명을 지르며 인터뷰실을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