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 신한은행의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2연패는 농구 여왕 정선민(34)의 활약이 가장 컸지만 차세대 명가드 최윤아(23.170cm)가 기대 이상의 몫을 충분히 해줬기에 가능했다.

2007-2008 시즌 신한은행의 주전 가드로 입지를 확실히 굳힌 최윤아는 한국 여자농구의 간판 포인트가드 전주원(36)의 계보를 이을 스타로 평가받고 있다.

최윤아는 2004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3순위로 신한은행 전신인 현대에 지명됐지만 2004년 겨울리그 때 프로에 데뷔한 이후 5시즌 동안 단 2~3점대 득점에 그쳐 이렇다할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2006년 세계선수권대회와 아시안게임에서 주전으로 뛰며 실력도 급성장했고 자신감마저 붙으면서 지난 시즌 평균 5.6점을 올린 데 이어 올해는 두 자릿수 득점까지 바라보고 있다.

또 그동안 전주원의 백업 역할에서 벗어나 이번 시즌부터는 전주원이 뛰더라도 투가드 시스템으로 함께 활약, 출전 시간도 크게 늘어났다.

올 시즌에는 29경기에서 평균 33분을 뛰며 8.9점, 5.3리바운드, 3.7어시스트, 1.2가로채기 등을 기록했다. 어시스트 순위 5위를 비롯해, 3점슛 성공률 7위, 가로채기 6위 등 공격과 수비 모두에서 고른 활약을 펼쳐 신임 임달식 감독의 기대를 한껏 충족시켰다.

예전보다 공격력도 크게 향상돼 직접 해결사로 나서는 역할까지 도맡고, 악착 수비와 리바운드 가담 능력도 크게 나아졌다는 게 주변의 평가다.

10일 신한은행이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한 우리은행과 원정경기에서도 풀타임 동안 공수를 조율하며 11득점을 올려 승리의 숨은 주역이 됐다.

상대의 공격 흐름을 끊는 가로채기를 3개나 기록했고 과감한 3점포와 골밑 돌파로 고비마다 상대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리바운드도 양 팀 통틀어 최다인 9개, 도움도 4개를 각각 보탰다.

최윤아는 최근의 상승세를 이어 가 제2의 전주원이란 평가를 넘어서겠다는 각오다.

최윤아는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이런 별명을 붙여주시는 것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전)주원 언니의 뛰어난 리더십과 넓은 시야와 같은 장점은 배워서 내 것으로 만들겠다. 신체적인 조건에 맞게 내 나름의 장점을 살려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올 시즌 챔피언결정전에 대한 욕심도 드러냈다.

최윤아는 "지금까지 서른 경기를 치렀는 데 쉬운 경기는 없었다. 모두 힘들게 여기까지 왔다. 우선은 챔피언결정전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도록 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전주원은 "(최)윤아가 상당히 많이 발전했다. 공격이나 수비도 좋고 슛 정확도도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 나무랄 데가 없다. 내가 벤치에 앉아 있을 때도 경기를 편안하게 지켜볼 수 있다"고 흐믓한 표정을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