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금융계 최고의 라이벌로 꼽힌다. 그러한 경쟁의식은 소유하고 있는 여자프로농구단에도 그대로 반영되어 있고 실력 또한 누가 낫다고 할 수 없을 정도로 호각지세.
두 팀은 지난 2005시즌 여름리그에 이어 오는 3일 열리는 2006 여자프로농구 겨울리그 챔피언결정전서 또다시 자존심 대결을 펼친다.
라이벌의식이 어떤 팀보다도 강하게 박혀있는 두 팀은 비슷하면서도 다른 스타일의 농구로 매 경기 치열한 접전끝에 승부가 갈렸다. 정규시즌서는 3승 1패로 우리은행이 압도적인 우위를 보였지만 경기 종료 전까지 숨막히는 승부를 연출, 챔피언트로피의 향방을 쉽게 판가름 할 수 없을 전망이다.
이들의 대결이 보다 흥미를 끄는 것은 앞서 언급했던 농구 스타일이다. 신한은행이 선 수비, 후 공격이라면 우리은행은 선 공격, 후 수비 스타일의 농구를 구사한다. 또 선수 구성도 비슷하다. 한국을 대표하는 포인트가드와 특급용병, 2명의 빅맨과 유망주 슈터를 포진시킨다는 점이 그것. 때문에 비슷한 포지션의 선수들 중 누가 날아오르느냐에 따라 승패가 결정 될 것으로 보인다.
▲ 야전사령관 전주원(신한은행)-김영옥(우리은행)
신한은행의 전신 현대서 한솥밥을 먹었던 전주원과 김영옥이 서로를 상대로 겨누는 칼이 사실상 승부를 가늠할 전망이다.
정규시즌 과다한 체력소모로 지친 기색을 보였던 전주원은 어깨 인대 부상이 겹쳐 컨디션이 좋지 않다. 하지만 평균 7.7개(1위)의 어시스트와 득점을 올리고 있고 후배들을 독려하는 등 팀을 이끄는 정신적 지주로 존재감이 크다.
우리은행의 김영옥은 루키 이경은이 큰 경기 경험이 없어 포인트가드로 돌아왔다. 여름리그서 3연패로 우승을 놓친 한을 이번에 되찾겠다는 의지를 내비추고 있는 그녀는 주무기 빠른 스피드를 이용한 속공과 템포 조절, 조금이라도 공간만 생기면 여지없이 외곽포를 발사하며 팀을 꾸려 나간다.
여기에 백업가드 최윤아(신한은행)와 이경은(우리은행) 역시 팀을 이끄는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예정이다.
▲ 특급용병 맥윌리엄스(신한은행)-캐칭(우리은행)
타즈 맥윌리엄스(평균 25.2점·17리바운드)와 타미카 캐칭(26.3점·14리바운드)은 기록으로만 보더라도 백중지세. 이들의 골밑 포스트 장악능력은 전력의 핵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맥윌리엄스는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부터 많은 휴식을 취한 상태이며 NBA 올스타 이벤트 참가로 쉴 틈 없었던 캐칭 역시 2연승으로 챔프결정전에 오르며 충분한 휴식기를 가져 치열한 한판 승부가 예상된다.
▲ 빅맨 강지숙·강영숙(신한은행)-김계령·홍현희(우리은행)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다른팀들과 달리 대표급 빅맨을 두명씩이나 보유하고 있다. 두 팀 모두 두 빅맨을 번갈아 기용하거나 때에 따라서는 동시에 투입시켜 용병들의 뒤를 받친다.
강지숙은 파울이 많은 반면 미들슛 적중률이 좋고, 강영숙은 찰거머리 수비에 이은 리바운드로 팀에 일조한다. 이에 맞서는 김계령은 파워와 골밑 장악능력이 뛰어나고 홍현희는 내외곽슛이 가능한 빅맨으로 발목 부상에서 회복 출장대기 중이다.
▲ 유망주 슈터 한채진(신한은행)-김보미(우리은행)
이번시즌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이 거둔 수확이 있다면 유망주 슈터를 찾아냈다는 것.
올시즌 초까지 식스맨으로 간간히 출장했던 한채진은 신한은행의 외곽포 갈증을 풀어줄 대들보로 떠올랐고 김보미 역시 상대 키플레이어의 전담수비로 궂은일을 맡아하며 슈터로서의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이들의 외곽포 유무가 2006시즌 여자농구 퀸을 위한 또하나의 승부수다.
김현선 기자 khs0412@imbc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