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의 제왕이자 신한은행의 원조 3점슈터 진미정(28·신한은행)은 올 정규리그서 많은 활약이 없었다.

정규시즌 15경기를 모두 뛰었지만 그녀가 출장한 시간은 지난 2002년 여름리그(현대 시절) 이후 7시즌만에 최저였고 활약상도 미미했던 것이 사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플레이오프의 히든카드를 위한 준비 과정이었다.

13일 천안유관순체육관서 펼쳐진 안산 신한은행과 천안 국민은행의 신세계 이마트배 2006 여자프로농구 여름리그 플레이오프 1차전. 객관적인 전력에서 국민은행이 한 수 위로 평가 됐지만 신한은행의 77-67 승리로 끝이 났다.

신한은행에는 진미정이 있었기 때문이다.

수비농구를 구사하는 신한은행은 장신용병 마리아 스테파노바와 정선민, 신정자 등이 포진한 국민은행의 공격을 막기 위해 수비가 좋은 주장 진미정, 선수진 등을 내세웠고 이는 그대로 주효하면서 공격에도 활로를 폈다.

특히 진미정은 그동안 비축해둔 무쇠체력으로 수비와 함께 공격에도 앞장서 팀 승리의 일등 공신이 됐다.

팀이 근소하게 우위를 점하고 있는 상황서 3쿼터에만 3점슛 4개를 100%의 적중률로 림에 꽂으면서 팀에 승기를 가져다 준 것. 정규리그서 보여주지 못했던 외곽슛을 마음껏 과시한 진미정은 이날 35분여를 소화하면서 팀 득점의 ⅓인 24점을 담당했다. 이는 개인통산 한경기 최다득점이기도.

신한은행은 전주원-디종 콤비에 선수진이 공격에 가담했던 그동안의 공격루트를 진미정으로 가져가면서 상대 국민은행의 허를 찌른 셈이다.

지난 2005시즌 여름리그에 이어 2006시즌 여름리그 챔피언에 도전하는 신한은행에 진미정은 최후의 보루가 됐다.

김현선 기자 khs0412@imbc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