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공부하는 게 좋아요. 그래서 로스쿨(법대) 시험도 봤습니다"

11일 오후 안산 와동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여자프로농구에서 신한은행의 특급 용병 태즈 맥윌리암스(37)는 부천 신세계와 경기에서 초반 몸 놀림이 무거워 보였다.

로스쿨 진학에 필요한 시험인 LSAT(Law School Admission Test)를 치르기 위해 이날 오전 연세대학교에서 시험을 보고 왔기 때문.

맥윌리암스는 국내서 1년에 한 차례 볼 수 있는 LSAT를 앞두고 아침마다 법률공부를 해왔고 버스로 이동할 때도 손에서 책을 놓지 않았다고 구단 관계자는 귀띔했다.

이영주 신한은행 감독도 경기를 치르기 전 "맥윌리암스가 오늘 시험을 앞두고 며칠 동안 밤새 공부를 해 잠을 제대로 못잤다. 제 컨디션을 발휘할 수 있을 지 모르겠다"고 불안해했다.

하지만 감독의 걱정은 기우였다.

1쿼터에서 리바운드 두 개만을 잡아내고 무득점에 그친 맥윌리암스는 2쿼터부터 제 기량을 뽐내기 시작했다. 2쿼터에서 6득점을 올린 그는 승부의 분수령이 된 4쿼터에서는 몸을 사리지 않는 허슬플레이와 양 팀 통틀어 최다인 7점을 몰아 넣으며 71-61 승리의 주역이 됐다.

맥윌리암스는 "변호사가 되고 싶다는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지는 않았지만 공부를 하는 게 좋다"면서 "로스쿨에 들어가기 위해 개인적으로 공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중에 농구를 그만둔다면 로스쿨 입학이 내가 하고 싶은 일은 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불혹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왕성한 체력과 노련미를 내세워 한국 농구를 한 수 지도하고 있는 맥윌리암스는 운동도 잘하지만 독특한 면이 있는 외국인 선수다.

대학에서 언어학을 전공한 그의 취미는 독서로 한국어를 배우는 데에도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 전지훈련을 가도 쉬는 시간에는 책을 본단다.

엄마를 닮아서인지 첫 남편과의 사이에서 낳은 딸은 미국 명문사립대인 프린스턴대에 다닐 정도로 가족 모두가 학구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영주 감독은 "맥윌리암스가 시험 준비를 하느라 체력적으로 굉장히 힘들었을 것"이라면서도 "그래도 그의 노련함에 오늘 이길 수 있었다"고 환하게 웃었다